이번 아이폰15 시리즈에 4800만 화소 메인 카메라 렌즈를 채용했다는 소식이 매우 반갑습니다. 이제 아이폰15 일반 모델도 프로급의 성능을 발휘하며 완성형 모델로 자리잡아 보입니다. 그런데 일반 모델과 프로 모델이 둘다 4800만 화소 메인 카메라를 채용했는데 이번엔 애플이 일반과 프로 사이의 급나누기를 하지 않은 것일까요? 사실은 그렇지 않습니다. 오늘은 아이폰15 일반과 프로모델 사이의 카메라 스펙을 비교하면서 화각, 초점거리, 조리개값 등의 기초 지식을 간단하게 알려드립니다.
아이폰15일반과 프로의 카메라
메인 렌즈를 기준을 차이점은 다음과 같습니다. 똑같은 4800만 화소의 메인 카메라를 사용하지만 초점거리가 달라서 화각도 다르고 조리개값이 달라서 사진의 밝기도 다르게 나옵니다.
메인 카메라 렌즈 초점거리 | 메인 카메라 렌즈 조리개값(f) | |
아이폰15 일반 | 26mm | 1.6 |
아이폰15 프로 | 24mm | 1.78 |
여기서 가장 중요한 차이점은 초점거리입니다. 초점거리가 달라지면 화각도 달라집니다. 그러면 사진의 분위기도 달라집니다.
화각
화각은 눈에 보여지는 사진의 넓이를 의미합니다. 화각이 넓다는 것은 더 많은 배경을 담아낼 수 있다는 의미입니다. 보통 렌즈의 초점거리인 mm수가 커질수록 화각은 좁아지며, 좀더 확대된 풍경을 담아낼 수 있습니다.

사진에서 보면 맨 위부터 아래로 갈수록 초점거리가 24mm, 48mm, 120mm입니다. 초점거리가 길어지면서 화각이 좁아지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사진을 찍으려면 빛이 카메라 렌즈를 통해 들어와서 이미지 센서에 상이 맺혀야 합니다. 초점거리는 이 이미지 센서와 렌즈 사이의 거리를 의미합니다. 전문 사진사들은 다양한 렌즈를 가지고 카메라 바디에 바꿔 끼우면서 다양한 화각을 표현합니다. 주렁주렁 큰 가방을 가지고 다니는 이유가 그런 것입니다. 그 속에는 많은 렌즈들이 담겨 있기 때문이죠.
표준화각이라는 것이 있습니다. 사람 눈도 마치 카메라와 같습니다. 망막은 이미지 센서의 기능을 하고 각막은 렌즈의 기능을 합니다. 이 망막과 각막의 거리가 보통 50mm 정도 됩니다. 그래서 이 mm수는 표준화각으로 불립니다. 50mm의 초점거리를 갖는 렌즈는 사람이 눈으로 세상을 보는 화각과 가장 비슷한 수준의 너비를 보여줍니다. 이 초점거리보다 작은 초점거리를 가진 렌즈는 광각렌즈, 더 큰 초점거리를 가진 렌즈는 망원렌즈라고 합니다. 그러므로 아이폰15 프로 모델의 77mm렌즈와 프로맥스 모델의 120mm렌즈는 망원렌즈라고 하는 것입니다.
조리개값(f)
사람의 눈이 카메라라면 조리개는 무슨 역할을 할까요? 조리개는 눈꺼풀의 역할을, 조리개값은 눈을 뜨는 정도입니다. 눈을 크게 뜨는 것과 실눈을 뜨는 것에 따라 눈앞에 물체가 밝고 선명하게 보이거나, 어둡고 흐릿하게 보입니다. 조리개값은 f값이라고 하는데 f의 숫자가 커지면 실눈을 뜨는 것이고 f의 숫자가 작아지면 눈을 크~게 뜬다고 보면 됩니다. 렌즈에 들어오는 빛의 양을 조절하는 값입니다.
조리개값이 작으면 눈을 크게 뜨는 것이며 빛의 양을 많이 받아들이기 때문에 ‘밝은 렌즈’라고 합니다. 밝은 렌즈의 기준은 2.8 정도입니다. 이 정도의 조리개값이라면 별도의 조명없이도 노이즈 없는 사진을 표현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밝은 렌즈 즉, 조리개값이 작게 세팅되어있는 망원렌즈는 그 가격이 수백만원은 우습습니다. 어두운 상황에서도 흔들리지 않는 선명한 사진을 담아낼 수 있기 때문입니다.
조리개와 초점범위
조리개는 사진의 밝기를 조절하지만 어느 한 부분에 초점을 집중시키는 포커싱 효과에도 영향을 줍니다.
조리개는 빛의 양을 조절하는 덮개와 같습니다. 조리개가 크게 열리면 빛이 많이 들어오고 조리개가 조그만 구멍만큼 좁혀지면 빛이 적게들어옵니다. 그만큼 초점이 잡히는 구간도 달라집니다. 쉽게 말해서 조리개가 커지면 (조리개값이 작아지면 = f 값이 작아지면) 전체적으로 또렷하게 나옵니다. 반면 조리개 구멍이 조여지면(조리개값이 커지면 = f값이 커지면) 어느 한 부분만 집중되어서 선명하게 나오고 나머지 배경은 흐릿하게 나옵니다.
조리개값을 줄여서 빛이 들어오는 양을 많아지게 하면 더 많은 대상들을 선명하게 찍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무조건 이게 좋다는 것은 아닙니다. 사진은 그 대상, 주제, 목적에 따라 다양한 분위기와 느낌으로 찍어야 하기 때문에 특정 대상에 초점을 맞추기도 하고 넓은 범위를 사진 한 장에 담기도 합니다. 이것을 ‘그냥 그렇구나~’라고 이해하면 됩니다. 외울 필요도 없습니다. 아이폰에 f값을 조절하는 기능이 있긴 하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은 자동조절에 충분히 만족하기 때문입니다.
조리개와 화각
조리개는 화각에 영향을 주지 않습니다. 렌즈를 통해 들어오는 빛의 양만 조절할 뿐입니다. 화각에 영향을 주는 것은 렌즈입니다.
심도
심도는 초점이 맞춰지는 범위를 말합니다. 사진을 찍을 때는 먼저 렌즈로 화각을 맞추고 조리개로 초점범위를 조절하면 됩니다. 조리개값을 통해서 초점범위가 결정되는데 어느 한 대상만 초점을 맞추고 나머지 배경을 확 날리면 심도가 얕은 사진이라고 합니다. 아웃포커싱 효과입니다. 그런데 전체적인 배경이 선명하게 나오고 대상들간의 거리가 촘촘하게 좁혀진 느낌으로 표현되면 심도가 깊은 사진이라고 합니다. 심도가 깊은 사진은 어느 한군데가 흐려지지 않고 이미지 안의 모든 대상들이 선명하게 나옵니다. 보통 풍경이나 건축물 사진을 찍을 때 심도가 깊은 사진을 찍습니다.
아이폰이 사진 기능 내에 조리개값을 조절할 수 있게 하긴 했지만 기본적으로 아이폰 카메라 렌즈는 mm수(렌즈의 초점거리)와 조리개값(f)이 세팅되어 있습니다. 아이폰 일반모델과 프로모델의 메인 카메라의 초점거리와 조리개값 역시 다릅니다. 망원렌즈로 가면 프로와 프로맥스의 스펙도 서로 다르죠. 이것은 사진과 영상에 진심인 애플의 모습을 보여줍니다.
사진에 진심인 애플
애플이 유독 카메라 성능에 집착하는 이유는 유저들이 사진과 영상을 마음껏 찍고 중요한 순간을 기록하는 모든 과정을 존중하는 것 같습니다. 이번 아이폰15 일반모델에도 48MP 메인 카메라를 채용하고 망원느낌을 맛볼 수 있도록 26mm 렌즈를 탑재한 것, 아이폰15 프로맥스에 전례없는 5배 망원렌즈를 채택해서 중요한 순간을 심도깊은 사진으로 남게 해준 것 등이 그렇습니다.
그냥 대충 자동조절되는 카메라로 찍고 보관하는 사람에게 렌즈 종류니, 조리개값이니, 심도니 하는 말은 알아듣기도 힘들고 귀찮을 뿐입니다. 하지만 사진에 관심이 많거나 영상 작업을 주된 작업으로 하는 이들은 애플의 이런 디테일한 설정에 감동을 맛보게 됩니다. 이번 아이폰15의 카메라 성능이 계속해서 거론되고 애플의 충성고객이 늘어가는 이유 중 하나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