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주식시장에서 시노펙스의 횡포(?)로 물리신 분들이 많으실 겁니다. 무섭게 오르더니 반등 하나없이 그대로 음봉으로 마감했으니까요. 뭐 이런 시장이 다 있나 싶습니다. 저도 오늘 시노펙스를 매매하면서 손실을 좀 봤습니다. 다행히 3% 손실 라인을 굳게 지켰습니다. 그런데 그것보다 오늘 대장주 매매 원칙을 어긴 부분을 집중적으로 복기해보겠습니다.
오늘 2024년 6월 12일 거래대금 상위 목록은 다음과 같습니다.

2위에 시노펙스가 있죠. 오전 10시즘까지만 해도 등락율이 20% 가까이 있었습니다. 당연히 이거 상한가 가는거 아니야?라는 생각이 들 정도의 엄청난 거래대금이 들어오고 있었습니다. 이 거래대금의 주체는 ‘외국인 프로그램’ 이었습니다. 상상할 수 없는 거래대금이 들어오고 있었습니다.


기관과 투신, 기타법인은 팔고 있는데 워낙 외국인이 많이 사니까 마음을 놓아버린 것 같습니다. 저는 오전에 오름세에 잠깐 눌렸을 때 매수를 하고 기다렸습니다. 원래는 거래대금 상위권 10위 밖에 있던 녀석이 점점 올라오더니 애플 테마였던 LG이노텍을 누르고 거래대금 2위에 안착을 하더군요. 거기에 속아버렸습니다.
그냥 빠르게 올라가는 이 종목을 보고 있자니 스스로 합리화를 했습니다. 프로그램이 저렇게 엄청나게 사고 빨간 양봉이 저렇게 치솟고 있는데 이게 대장주가 아닐 리가 있어? 라면서 말이죠.
그런데 이상합니다.
시노펙스는 제가 원래 몇 주 전부터 지켜보던 녀석이긴 했습니다. 평소에 거래대금 1000억 이상 터진 종목들을 둘러보곤 했는데요. 그때 발견했던 녀석입니다. 이상하게 가끔 3000억씩 거래대금이 터지고 또 줄어들고 이런 모습이 자주 보였습니다. 이 회사는 무슨 일을 할까? 싶어서 찾아봤는데 ‘혈액 투석기’와 ‘FPCB’를 개발한다는 사업 개요를 전자공시시스템에서 읽었습니다.
시노펙스 회사가 무엇을 주로 하는 회사인지 보겠습니다.

이 회사는 핸드폰부품과 필터를 만드는 회사입니다. 매출 상황은 90%정도로 핸드폰부품 사업에 힘을 주는 것으로 보입니다. 사업보고서에는 이렇게 공시되어있네요. 그럼 이 회사의 발자취를 볼까요.

좀 특이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핸드폰 부품에 대한 용도로 매출을 올리고 있다는 사업 개요와는 달리 회사가 지금까지 이뤄놓은 성과들을 보면 자동차나 인공투석기 등 ‘필터’ 부분에 대한 내용이 많습니다. 이전에도 이 회사에 대한 뉴스를 검색하면 주로 나온 기사들의 헤드라인은 ‘혈액투석기’였습니다.

오늘 역시 뉴스에 특별한 내용이 없습니다. 특별한 호재도, 악재도 없고 이 회사는 병원, 바이오, 의료기기 테마에 속한 회사라는 것만 알 뿐입니다. 이전에도 그래왔습니다.
그렇다면 중요한 것은 이것입니다. 대장주 매매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오늘의 주도 테마이냐라는 것입니다. 이것은 상당히 중요한 포인트입니다. 이것을 알지 못하면 그냥 거래대금 상위에 찍히면 무조건 매매하는 실수를 저지르게 되기 때문이죠. 사실 미국장에서 애플의 주가가 급등하면서 새벽에 나스닥이 최고치를 갱신했는데요. 오늘 LG이노텍, 태성, 비에이치 등의 회사들이 거래대금 상위 목록에 바짝 올랐던 것은 이 때문입니다. 그런데 요 이상한 놈이 자리를 꿰차버린 것이죠.
뭐라 테마라고 부를 것도 없는 종목이 강력한 프로그램 매수세를 이끌고 들어오니 눈이 돌아버린 것이죠. 그러니 저도 이성과 매매원칙을 잃어버리고 그저 매수 버튼을 누른 것입니다. 결과는? 수천 명의 물린 사람들만 남기게 되었습니다. 저처럼 오늘 빠르게 손절했으면 덜한데 오늘의 주도주라고 굳게 믿고 마지막 반등을 기다린 사람들은 정말 힘든 장이었을 것입니다.
그래서 저는 오늘 주도 테마가 확실하지 않고 수급이 분산되었다고 판단해서 시노펙스 이후로 매매를 하지 않았습니다. 위험하다고 생각했기 때문이죠. 결론은, 거래대금 상위라고 무조건 사는 것이 아니라 확실하게 테마를 장악하는 섹터를 파악하고 그 섹터 안에 있는 대장주를 공략하는 것을 배워야 한다는 것입니다. 시노펙스 이 나쁜… 이상입니다.